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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성장하는 아이 망가지는 아이

아이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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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가 기 준





  아이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는 없다



저는 입학상담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오신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대부분 둘 중에 하나로 나뉩니다. “우리 아이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많이 공부해서 또래보다는 수준이 높은 편이에요.” 또는영어는 지금까지 제대로 시켜 본적이 없어서 아는 게 별로 없어요.”



수준이 높다아는 게 없다?”


학부모님들은 이제 겨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놓고 아는 게 많다 적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평가기준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들의 영어실력에 대해 말하면 별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파닉스 수업을 몇 개월이나 했는지 또는 알고 있는 영어단어가 몇 개나 있는지 따위를 운운하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몇몇 어학원에서는 원어민을 고용하여 스피킹 테스트를 하곤 하지만 사실 반복적으로 배우고 연습된 내용들 (이름, 나이, 날씨, 색깔 등)로 평가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는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영어실력과 상관없이 그냥 입을 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어도 서투른 아이들에게 영어로 된 시험지를 주고 풀어보라고 한다고 실력이 객관적으로 평가되나요?


그래서 어린아이들에게는 영어를 잘한다, 못한다, 영어실력이 높다, 낮다 라는 표현 자체가 올바르지 않습니다. 잘해도 도토리고 못해도 도토리거든요. 영어를 배우는 속도가 좀 더 빠르거나 좀 더 느린 아이는 있지만, 잠재력은 비슷합니다

                       

                    벙어리가 아닌 이상, 말을 못 배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현재 아이들의 실력, 성향, 습관, 학습법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아이들을 괴롭게 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영어공부의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어수업을 몇 개월 했다거나 지금 단어를 몇 개나 아는지가 문제가 아닙니다.



 

어를 아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아는 단어를 가지고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동물원에서 bird, bear의 단어만 아는 아이들이 있고, “The bird says “Hi” to the bear!”를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유치원 2~3년씩 다니고 나서, 그림 보고 다양한 영어단어를 말하는 것을 보고 기특해 했던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학교 적응하느라 영어에 손 놓고 있다가 여름방학 되어 저를 찾아와서 보면 Apple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습니다. 열심히 배웠어도 까먹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러니 진도에 너무 목숨 걸지 마시고, 아이에게 생활 속에서 표현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세상에서 딱 한 사람, 엄마만이 도와줄 수 있습니다. 교사에게 그것을 맡겨버리면 아이는 그것을 생활이 아니라 수업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 효진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얼마 전에 수업시간에 “I want to pee. (화장실 가고 싶어요)” 라는 표현을 배운 뒤로, 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그 표현을 사용하도록 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롯데월드에 갔는데 화장실이 급해지니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I want to pee.”라는 말이 나오더라고 하더군요.



여기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빛을 발하게 됩니다. 너무 어려운 것을 가르치실 필요가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생활 속에서 한두 번만 응용하여 주셔도 아이는 그 표현을 깊게 인식하게 됩니다. 아이가 배운 영어 표현을 실제 생활에서 체험함으로써 각인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