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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학

이스라엘인들의 안보의식과 이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 대한 분석

이스라엘은 한국과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우선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탄생한 신생국가 라는 점, 긴 역사와 고유한 문화를 가졌다는 점, 안보가 항상 중요시 되는 나라 라는 점, 그리고 원인은 다르지만 전쟁을 경험했다는 점 등이 공통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아랍국가에 둘러싸여있는 유대국가”로써의 이스라엘인들의 안보의식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안보의식 어디서부터 비롯됐으며, 이들이 이러한 안보의식을 갖게 되기까지는 어떠한 요인들이 있었을까요.

세 대륙의 교차로인 지정학적 위치와 성서로부터 비옥한 가나안 땅이라 일컬어지는 곳, 팔레스타인 및 중동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영토분쟁, 높은 교육수준, 여성의 국방의무, 디아스포라 등은 이스라엘 하면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처음 이스라엘인들의 가나안 땅을 향한 귀환은 비단 종교적인 동기 뿐만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에서의 경작 가능성이라는 기업가적 동기와 오랜 세월 유럽 등 각지에서 유태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박해를 받아야만 했던 사실들이 그들로 하여금 조국으로의 귀환과 건설을 꿈꾸게끔 만들었습니다. 많은 유태인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동화되어 살아보려고도 노력했지만 그것은 결국 그들 자신이 유태인 이라는 사실을 역으로 깨닫게 해주었죠.

나치의 홀로코스트로 대표되는 유럽의 반유태주의는 사실 그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질병이 돌거나 이론적 혹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날 때 마다 유태인들은 모든 문제들의 원인으로, 위험하고 탐욕스러운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집시들과 더불어 제일 먼저숙청이나 추방의 대상이 되어왔죠.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마사다 콤플렉스(Massada Complex: 민족절멸의 위기감)의 근본 원인이 되었습니다. 집단 무의식을 연구한 모리스 알박스에 따르면, 기억은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져 내려오며 이것이 집단무의식을 형성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어져 내려온 역사는 행위를 구성하고 기억은 사회적 특징을 갖으며, 이것은 특정 그룹이 동일한 문화적 정체성을 갖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그는 말합니다. 모리스 알박스는 이 이론을 역사와 이것의 문화적, 사회적 영향력에 적용했습니다. 사실, 정치적 행위에 있어 집단 무의식의 영향력은 미국에서의 백인과 흑인사이의 정치참여에 대한 초기연구에 있어 주목을 받아왔는데요 (집단 무의식을 적용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연구), 이스라엘의 안보의식 역시 저는 이것을 적용하여 설명하려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스라엘 민족은 많은 핍박과 박해의 역사를 가진 민족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피해의식, 특히 홀로코스트에 의한 트라우마는 이스라엘인들의 잠재의식 속에 면면히 내려져왔습니다. 또한 2등급 시민으로서의 차별대우, 가옥파괴 및 이스라엘인들을 위한 정착촌 건설, 가자지구 봉쇄정책, 물 공급의 제한 등과 같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가혹 행위들은 흡사 학대 받고 큰 아이가 성장하여 또 다른 학대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토를 빼앗기 위해 자신들이 역사 속에서 받아왔던 학대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대로 자행하는 것 말입니다. right-leaning 성향의 이스라엘 정부는 국민들의 잠재의식에 내재되어 있는 두려움을 ‘안보’라는 명목 하에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제 논문주제이기도 한 이스라엘인들에 의한 평화운동의 시발점을 살펴보면, 이 조차도 순수한 인권이나 혹은 팔레스타인인들과의 평화적 공존을 위함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1978년에 있었던 레바논 전쟁, 이것이 이스라엘 평화운동의 출발점이었죠. 그들은 그들의 아들 혹은 딸들을 전쟁에서 잃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이스라엘인들의 정치적 행위와 사회운동들에 대한 동기가 ‘안보’와 ‘안전’ 으로부터 출발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지구상에서 국방비로 가장 많은 예산을 쓰고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으로부터 해마다 엄청난 양의 정착지원금과 국방비 등 각종 지원을 받고 있죠. 잔뜩 겁먹은 아이처럼 주변 아랍국들을 적으로 돌리는 이스라엘을 보며 그들의 태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중동의 분쟁 상황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팔 분쟁에 관련 된 논문을 써오며 느끼는 것은 이들의 분쟁은 이스라엘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 절대 끝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또 국가적으로도 더 이상 힘이 없는 팔레스타인 보다는 정치적 상황을 컨트롤 할 파워가 있는 이스라엘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분쟁을 종식 시키는데에 더 빠른 길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지금 이스라엘에 주목하고 또 이스라엘에 관한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References
-『집단기억:집단의식의 형태와 그 의식의 발달과정』/ Maurice Halbwachs
- 『이스라엘의 정치와 사회』/ 김용기


< 저작권자: 임숙경@MBA7.kr - http://middleeas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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