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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학

폭력적 분쟁에 대항하는 우리의 자세: 효과적 비폭력 운동을 위하여


Non-Violent Demonstration

by MBA7.kr 임숙경
과거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보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시위와 독재정권에 대한 항거로 우리는 여기까지 왔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각지에선 다양한 형태로 독재정권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동 국가들에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 역시 그런 흐름의 하나라 말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여기에서 짚고 넘어갈 것은 독재에 대한 저항그 자체가 아닌, 어떤 수단으로 저항할 것인가 입니다. 게릴라전이나 일반적 군사력을 동원한 폭력적 수단은 상황을 빠르게 종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의 정권이 무너지고 난 뒤 그 단체가 가지고 있는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인 성격 때문에 차기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민주적 정권을 구성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후보일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죠. 그러나 비폭력 운동은 그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공합니다. 비폭력 시민운동의 주요 화두는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 째, 운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 계발, 두 번째, 전략의 수단적 측면, 셋 째, 독재정권의 탄압에 대한 자기방어.

 

목적달성을 위한 전략계발의 측면에서 봤을 때, 먼저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세우되, 그 목표를 분명히 하고 구체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대중에게 전달 할 메시지를 명료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죠. 예를 들면, “ Free and faire” 또는 “One person, one vote” 와 같은 문구는 사람들의 뇌리에 쉽고 명료하게 각인됩니다. 부정적인 메시지 보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지향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칠레에서의 피노체트 정권에 대항한 No campaign 의 코디네이터는 정권이 과거 저질렀던 범죄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칠레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비전에 집중하여 대중들을 설득했고 이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처음 주장했던 목표에 대한 중심을 잃고 우선순위를 뒤바꾸는 일들은 비폭력 운동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를 감소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지지자들을 연합하는 일도 매우 중요 합니다.

 

기본적으로, 비폭력 운동의 리더에게는 능숙한 의사소통 능력이 매우 필요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정권과 타협을 이루어내야 할 때에 그들 내부의 지지자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 운동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통 체계나 정치적 구획, 인구변동, 기후와 날씨, 사회의 특징 등 유용한 정보들을 모으는 일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전략들을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일에   일조 할 것입니다. 내부의 지지자들뿐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지지자들, 즉 국제적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국제적 미디어에 이슈를 노출시킨다거나, 공정한 민주적 선거를 위한 외부로부터의 모니터링도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결정적으로, 비폭력 운동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패배의식과 비폭력 운동에 회의적 시각을 지닌 대중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2000년도에 있었던 Milosevic에 저항한 세르비안 비폭력 운동에 있어, 그들은 오직 폭력과 군사적 힘만이 효과적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역사에 남는 비폭력 운동에 있어 그 시발점이 된 계기들이 분명히 있어왔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미국 시민 운동의 시작이 됐던 1955 년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사건입니다. 대중에게 비폭력 운동에 대한 신뢰를 얻는 일은 비폭력 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하는 정권의 취약점을 분석하는 일도 매우 유용합니다. 우선, 독재정권을 지지하고 그 정권의을 뒷받침해주는 기둥이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것은 군사 조직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종교집단이나 사회적 계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비폭력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타이밍의 내부적 혹은 외부적 정치적 상황들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이용하는 것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칠레의 피노체트 정권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피노체트 정권 아래에서 많은 고문과 실종 사건들이 일어났고 국민들은 점점 그 정권에 반감을 가지게 되었죠. 이는 곧 비폭력 운동을 벌이던 시민운동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전략의 수단적 측면을 보도록 하죠. 가장 효과적인 비폭력 운동에 대한 계획은 시작 전 채용과 유동성, 그리고 지지자들의 배치에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지지자들을 관리하는 일이나 대중연설, 자금조달,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 정권의 군사적 탄압에 대비한 트라우마 관리 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목표가 같은 정치적 정당이나 특정 계급, 학생 연합과 같은 그룹들과의 연합 및 연대는 시민 운동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학생 연합은 패기 넘치는 승리적 분위기를 고취시킬 수 있고, 연대한 정당은 시민 운동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줄 수 있으며 비즈니스 그룹들은 시민운동을 위한 자금조달을 도울 수 있겠죠. 또 하나 유용한 방법은 정권이 제공하는 사회적 서비스와 동등한 제도들을 단체가 갖추는 것 입니다. 이는 국민들의 필요를 채움으로써 정권으로 돌아설 수 있는 지지를 단체로 끌어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가 제공하지 못하는 필요들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더 효과적일 수 있겠죠. 폴란드에서는 25년 전부터 이를 두고 “self-organization” 이라 지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세 번째, 독재정권의 탄압에 대비한 단체의 자기방어입니다. 비폭력 운동의 가장 취약한 점은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유린 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역사상 많은 비폭력 운동들이 이러한 폭력들에 노출되고, 무수한 인명피해를 초래했죠. 이를 위해 지지자들간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이는 탄압의 시기 동안 비폭력 운동을 지속시킬 수 있게 만듭니다. 독재정권들은 대부분 소수 민족들간의 분쟁이나 긴장을 이용하여 이간질 하고 균열을 만들어 그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러한 소수 민족들간의 연대와 동맹을 강화시키는 것은 비폭력 운동 자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재정권이 몰락한 이후 민주주의적 정권을 세우는 데에도 매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폭력적 탄압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은 단체에 닥칠 수 있는 무력적 탄압을 미연에 방지시킬 수 있으며, 외부의 지지자들은 단체의 역량이 미치지 못 하는 부분에 있어 보완적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재정권의 수장과 직접적 담화를 갖을 수 있는 것은 외부의 고위급 지지자가 해 줄 수 있는 역할 중 하나가 되겠죠. 국제법적인 차원에서의 접근과 협정의 체결 역시 그 일부 중 하나이고요. 정권과의 협상에 있어 이것은 무조건 거절 할 것이 아니라 고려해 볼 수 있는 사항 입니다. 협상의 내용이 비폭력 운동의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고, 그 협상이 추후에 벌어질 비극적 피해들을 줄 일 수 있는 것이라면 협상 역시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는 내부 지지자들의 반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협상에 임할 때는 그것의 명분과 실리를 잘 챙기고 또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협상은 국민들로 하여금 비폭력 운동이 급진적이지 않고 유연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비폭력 운동을 지속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국제적 협상과 같은 평화를 위한 수많은 정치적 노력들이 있지만, 분명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얻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풀뿌리 시민운동들의 역량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그에 따라 지금까지 비폭력 운동의 장점과 그 효과적 활동을 위한 요소들을 보았는데요, 이러한 비폭력 운동도 단점은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무력에 노출되는 것은 늘 발생했던 일이며, 중국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주장하는 달라이 라마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내부적 외부적 동의가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무수한 인명피해를 내기도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일에 어떤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절대적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분쟁이 일어나는 국가들의 정치적 상황에 맞추어 답을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References

Strategic Nonviolent Conflict By 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 Special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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