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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손무영 2012. 8. 6. 08:28

그림자
손무영 모르겠음-ㅅ-a;; 고딩1~2학년때 쓴것으로 추정 수정: 0회


비틀비틀 떨어지는 낙엽에도
끝없이 시냇물은 흘러가려오 - ?

떨어지는 낙엽을 맞으며 . .

난 그저 그림자처럼,
늘 그렇게 씨를 뿌렸소

내 몸뚱아리는 이미 어디론가
달아나버렸소

난 그렇게 홀로 씨를 뿌렸소
가을이면 혹 많은 곡식이 열려도 좋았소
그래서 이삭을 열 셋 골라 땅에 떨구었소


그러나 . . 이삭 열 셋이 땅에 떨어져도

쌀 두 톨이 남을리는 없는걸 알고 있소

날이 밝거든 메뚜기가 와서
남은 쌀 한톨 먹어버렸소

혹이나 한톨이라도 더 남거든
참새가 마저 먹어버렸소


모두 잃고난 나는 이제 역(役)에 나가야 하오
가서 새로이 강이나 파야 하겠소

몸뚱아리도 파아란 소망을 휘날리며
크게크게 강이나 파야 하겠소

그러나 . . 강을 파는데 삽같은건
필요치 않소

곡괭이나 호미라도
필요치 않소

완성된 강바닥에 물방울은
더더우기 필요없소

또다시 강물이 열린대도
흘러갈 필요는 전혀없소

내 몸뚱아리가 다시 달아난대도
잡을 이유 또한 있을리 없소

난 그저 안마당에 꽅나무라도
한 그루 있으니 . . . 그뿐이오

그러나 . . 이제 나는 내 몸뚱아리를 찾아
이곳을 떠나려 하오

빌어먹을 낙엽에 물려간 시내를 떠나
빌어먹을 좁쌀에 물려간 그림자를 떠나

나만의 새로운 토지에

새 이삭을 뿌려야겠소
하이얀 소망을 뿌려야겠소

또 다른 시냇물에
낙엽을 뿌려야 겠소

그리고
메뚜기와 참새라도 좇아야겠소